#11 기획 공부는 이 책부터
박신영, <기획의 정석>(2013년)
<기획의 정석>, 박신영(지음), 세종서적, 2013년(개정판 2022년).
기획기획기획, 컨셉컨셉컨셉. 직장인이 되고 십 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들은 말이에요. 사실 지난주에도 기획 회의에서 “마르코 팀장은 컨셉이 뭔지 모르는 것 같은데요.”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몇 달 전에 읽은 이 책을 다시 꺼내서 글을 써 보기로 했어요. 기획이 뭐고 컨셉이 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감을 잡았거든요.
이 책은 아주 대담해요. 기획과 컨셉을 정의하기 위해 ‘일’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합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해요.
일이란 뭘까? 문제가 있으면 일이 된다. (45쪽)
저자에 따르면, 문제가 없으면 일도 없어요.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는 순간, 그 사람은 일을 시작하는 거예요. 그때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구상 혹은 계획이 곧 기획입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 이게 기획이에요.
기획에서 핵심은 ‘문제’입니다. 무엇을 문제로 삼을 것인가. 그것이 왜 문제인지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그렇게 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상품, 아이디어)을 어떻게 팔 것인가. 이 흐름을 기획의 문법이라고 부를 수 있어요. 기획 책마다 자기만의 문법을 제시하는데요. 이 책이 제시하는 기획의 문법은 3WR 입니다. Why - Why so - What - Really.
why는 문제를 가리켜요. “너 … 하잖아?” “우리 … 할 때 너무 힘들잖아?” “요즘 … 한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 있잖아.”
why so는 문제의 원인이에요. “그게 이거 때문에 그래.” “핵심이 이거라서 그래.”
what은 제안 내지 해결책입니다. “그래서 내가 이런 걸 기획했어.” “이걸 해보는 거 어때?”
really는 근거입니다. “실제로 이런 사례가 있어!” “이런 숫자가 있어!”
외우세요. 문제, 원인, 제안, 근거. 책 앞표지에서 뒷표지까지 펼쳐 놓고 제목과 카피에서 한번 찾아보세요. 이 책은 무엇을 문제로 규정할까? 그 원인을 무엇으로 제시할까? 제안과 근거는 무엇일까? <다시 ,책으로>라는 책은 표지에서 이 네 가지 요소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획에서 문제가 중요하다는 건 이제 알겠어요. 그렇다면 컨셉은 무엇일까요? 컨셉에 대한 정의를 여러 가지 읽었지만, 저에게 가장 이해하기 쉬웠던 건 이 책의 정의였어요.
컨셉이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끌리는 한마디. (37쪽)
컨셉을 써야 한다는 건, 이런 거예요. 먼저 내가 정한 문제 상황이 있어요. 컨셉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매력적으로 (한마디로) 적은 거예요. 두 마디 이상이면 컨셉이라고 하지 않아요. 젖병을 예로 들어볼게요.
oo 젖병 what
배앓이 oo 젖병 why, what
배앓이 방지를 위한 3단 설계 oo 젖병 why, why so, what (70쪽)
마지막 카피에서 “3단 설계”를 why so(원인)로 볼지 really(근거)로 볼지는 조금 애매한 것 같아요. 어쨌든 마지막 카피가 바로 이 젖병의 컨셉입니다. 기획자는 컨셉을 통해 구매자에게 이런 말을 건넵니다. “사실은 네 잘못이 아니야. 이걸 안 해서 그런 문제가 생긴 거야. 이것만 하면 돼.”
이제 기획안을 써야겠죠. 기획안의 핵심은 ‘변화’예요.
내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없어서 곤란한 상황 혹은 있으면 더 좋을 상황을 정리해 주고, 내가 말하고픈 것이 들어갔을 때 어떻게 바뀔지를 보여주는 것. (55쪽)
“상황”이 바로 문제라는 거, 이제는 대강 느낌이 올 거예요. 기획안에선 당신이 내 제안을 받아들일 때, 어떻게 바뀔지를 보여줘야 해요. 저자는 why, what, how, if의 네 가지로 정리합니다.
자신이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why), 자신이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what), 그것의 근본 원리와 세부 내용은 어떤지(how), 만약 그것을 한다면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if). (44쪽)
기획안을 쓸 때 이 문법을 따라서 한번 써보세요. 그럴 듯하게 말이 연결될 거예요. 저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앞으로 연습할 일은 많겠죠. 최근에 읽은 <컨셉 수업>보다 이 책이 훨씬 더 도움이 되었어요. 20만 부가 팔렸다고 하는데, 그럴 만합니다.



